2009년 09월 12일
박찬호와 노모 히데오의 질긴 인연
(mlb.com)10년전 즈음에 빌제임스와 ESPN칼럼니스트 롭나이어등의 야구 통계관련 책자와 글들을 즐기던 때가 있었습니다. 이번에 MBC에서 방영해준 박찬호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2000년도 초반에 박찬호를 찬양하는 기사들을 보면서 안티 박찬호...더 정확히 말하자면 박찬호를 그레그 매덕스 수준이라고 주장하시던 민훈기 기자님(기억으로는 그렇지만 다른 기자님일수도..) 같은 분들의 안티가 될뻔한게 기억이 나는군요. 전성기때도 승률, 피안타나 삼진은 훌륭했지만 장타를 자주 허용하고 볼넷을 많이 주는 탓에 출루율이나 (구장을 고려한) 방어율이 초일류투수라고 부르기에는 좀 모자란 투수였으니까요. 그 당시 제가 박찬호 선수는 그보다 몇년전에 어메리컨 리그에서 싸이영을 탔던 팻 헨트겐 투수와 비슷한 수준이 아니였나 생각했었는데 지금 보니 그 생각이 대충은 맞아떨어진거 같습니다. 두 투수다 전성기가 좀 일찍 끝났고 과대평가됐었던 감이 있었지요. 통산 성적도 비슷하구요.
그래도 팬들에게 즐거움을 그렇게 안겨줬고 무엇보다 처음 한국인이라는 큰 선구자 역할을 했던 박찬호 선수가 이제 커리어 마지막에 나름 기대보다 잘해주고 있는게 반가운데 여기서 생각나는게 박찬호와 때놓을수 없는 이름, 박찬호의 LA동료 히데오 노모 선수입니다.
(mlb.com)구속을 빼곤 검증되지 않은 어린 대학생이였던 박찬호와는 달리 일본에서 최고투수의 자리에 오른 다음에 MLB에 데뷔했던 노모의 데뷔는 정말 화려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기억하시겠지만 그 덕분에 박찬호선수는 불공평하게도 일본인 선수가 저렇게 잘하는데 한국인 선수는 뭐하고 있는 분위기의 눈초리를 받았었구요. 어쨌던 그때 신인 노모 선수의 데뷔년도는 대단했었습니다. 나름 괜찮은 구속이긴 하지만 메이저에서는 평범한 수준의 직구를 가진 동양인 투수가 몸을 비비꼬며 만화에서 보는듯한 포크볼로 메이저 선수들을 계속 삼진시키던 포스는 정말 충격이였지요. 그해 MLB 선발 삼진1위, 방어율 2위라는 성적을 올리며 일본에 노모 매니아라는 말을 유행시켰습니다.
하지만 떨어지는 구속과 투구패턴의 간파 등등(으로 보통 말하더군요)으로 몇년도 안되서 순식간에 성적이 떨어지고 이리저리 팀을 옮겨다니는 저니맨으로 전락하지만 일본에는 돌아가지 않고 버티던 노모는 01~03년 사이 평균 15승과 괜찮은 방어율로 다시 부활합니다. 그리고 다시 성적이 떨어지고 마이너 리그와 베네주엘라 리그까지 전전하던 노모 선수는 결국 2008년 은퇴하지요.
재밌는건 박찬호와 노모가 단순히 동양인, LA다저스 팀동료 등의 신상뿐만 비슷한것이 아니라 통산 성적, 통계면에서도 아주 비슷하다는 것입니다. 둘다 홈런에 약했으며 넓은 다저스 구장의 도움을 꽤 많이 받은듯합니다, 거기다가 두 선수다 MLB에서 탑수준의 삼진을 기록했다는 점도 비슷하죠 (역대 9이닝당 삼진: 노모 10위, 박찬호 34위) 다만 톰 힉스 구단주의 로또를 터뜨렸던 박찬호선수와는 달리 노모는 후반에 LA와 연간 7백만수준의 딜을 하긴했었지만 그것을 제외하면 그리 썩 연봉이 높은 선수는 아니였기에 박찬호 선수처럼 소위 먹튀논쟁이 없었다는게 다르긴하지요. 그래도 노모가 MLB를 고집하며 다시 좋은 성적을 거뒀던것처럼 박찬호 선수도 이번 시즌 후반기에 필리에서 구원 투수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던 모습은 비슷한거 같습니다.
같은 동양인으로서 자국의 주목을 받으며 같은 팀에서 시작했지만 5살 차이가 나고 스타일, 경력도 다르던 두 선수가 이렇게 거의 비슷한 성적으로 선수 생활을 마감할꺼라고 생각한 사람들은 별로 없었을태니 참 신기하긴합니다. 이런것도 인연이라면 15년을 버틴 질긴 인연이네요.
# by | 2009/09/12 17:25 | 트랙백 | 덧글(0)




